간장 차슈와 연근 조림
간장 차슈와 연근 조림
기억의 태엽을 여러 번 감으면 작은 의자들이 놓여있는 밤의 라멘 가게가 나온다. 스물 두번째 생일은 친구와 함께하는 도쿄 여행 첫날이었고 국물이 진한 라멘을 처음 맛보던 날이기도 했다. 라멘 위에서 윤기를 자르르 띄우다가 입안에서 최고의 맛을 내고는 녹아버리는 차슈를 만났다. 중국의 돼지 바비큐 요리에서 시작된 차슈는 일본에서는 간장으로 졸여 짭짤한 맛을 선사하는 라멘의 둘도 없는 친구다. 한입에 고된 마음이 차분해지는 차슈는 그 날 이후에도 우리나라에 오픈하는 일본식 식당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다. 좋아하는 요리고 손꼽으면서도 집에서 만들 생각을 해보지 못했는데 수육에서 간장으로 살갗을 태우는 한 단계만 거치면 차슈가 완성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만들기도 전에 남은 차슈는 남편이 출장길에 사 온 일본 컵라면 위에 꼭 올려 먹으리라 생각했다.
목살을 넉넉히 사니 아주머니께서 파채를 챙겨주셨다. 마침 오늘 장보기 목록에 파채가 있었는데 보너스를 받은 기분이다. 차슈를 올린 일본 도시락을 상상하다 보니 길쭉한 통 연근이 눈에 띈다. 연근 볶음을 오늘의 주연보다 중요한 조연으로 삼고, 국은 미소 된장국이 제격이겠지만 잡곡밥과 함께 먹을 계획이니 시원한 된장 감잣국으로 정했다. 요리법은 자세히 적지는 않겠다. 훌륭한 요리법이 정보의 바다에 굉장히 많이 있고 나 또한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른 이야기들을 적고 싶은데 아직 장을 보러 간 이야기와 차슈와 연근 볶음, 된장국을 끓이게 된 이유를 적는 것 말고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감사 인사를 남긴다. 오늘의 주인공은 차슈와 연근 볶음이기는 하지만 맛을 자아내는 재료들에 고마운 마음을 꼭 전하고 싶다. 바로 두 가지 요리에 두 번이나 들어가 바탕이 되는 맛을 내준 생강과 간장에 박수를 보낸다.
재료: 간장 차슈 - 돼지고기 목살 500g, 생강 2쪽, 대파한대, 된장 4, 맛술 4, 통마늘 두 개
조림장(물 1/2컵, 설탕 1/2, 굴 소스 1, 간장 2, 생각 1쪽, 홍고추 하나)
연근 조림 - 올리고당 1, 맛술 2, 간장 4, 설탕 1/2, 연근 하나, 생강 1쪽
된장 감잣국 - 육수 만들 멸치 15마리, 다시마 한 조각, 감자 하나, 양파 반개,
된장 1, 청양고추 한 개, 대파한대, 다진 마늘
된장 1, 청양고추 한 개, 대파한대, 다진 마늘
1. 넉넉한 물이 끓는 냄비에 생강, 대파, 통마늘을 넣고 더욱 끓여 육수를 만든다.
2. 된장 4숟갈, 맛술 4숟갈에 버무린 돼지고기 목살을 냄비에 투입한다.
3. 50분간 더 끓여 돼지고기가 속까지 푹 익도록 한다.
4. 기다리는 동안 차슈를 만들 조림장을 만들고 프라이팬에 끓인다.
5. 익은 돼지고기를 본인이 생각하는 차슈 정도의 크기로 먹기 좋게 썬다.
고기가 뜨거우니 데이지 않게 조심한다.
6. 끓는 조림장에 썬 고기를 투척하고 물기가 없어질 때까지 조린다.
7. 파채와 함께 넓은 접시에 차슈를 올린다.
8. 50분간 기다리는 동안... 연근을 볶는다.
연근 조림장을 만들어 프라이팬에 끓인 후 얇게 썬 연근을 투척해 조린다.
만들다보면 차슈 만들기와 비슷하다는 점을 알게 된다.
9. 좀 더 시간이 남으면 된장 감잣국을 끓이는데, 먼저 늘 우리를 도와주는 고마운
멸치와 다시마를 작은 냄비에 풍성하게 넣고 끓여 우려낸다.
멸치와 다시마는 걷어내고 된장을 푼다.
10. 국물이 끓으면 감자를 얇게 썰고 양파도 마음껏 썰어 넣는다.
11. 국물이 펄펄 끓을 때 청양고추를 손가락이 아리지 않게 가위로 조심조심 썰어 넣고
채썬 대파, 다진 마늘을 넣어 시원한 맛을 완성한다.
12. 한상 차린다. 잡곡밥 위에 차슈와 파채, 연근조림을 올려 덮밥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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