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괴물과 카페325

그림책 괴물과 카페325




봄에서 여름까지 한 겹 얇아지는 옷차림처럼 그림책 수업을 들었다. 내 속의 무겁고 복잡한 도형들을 조금씩 내려놓고 "내가 좋아서"가 기준이 되는 시간. 신촌에서 홍대까지 걷는 길, 경의선 책거리로 들어서는 계단 아래 누군가의 어린 시절 사진이 간판 대신 걸려있는 집이 보인다. 어른의 모습이 아니라 유년의 우리 모습을 걸고 살아가는 하루를 상상해본다. 아래층에 카페 325가 있다. 주소가 325-2여서일까, 창가 테이블에 앉으면 눈높이까지 내려온 식물과 인사를 나눌 수 있다.

아인슈페너를 기다리며 쉬어가는 동안 오늘 읽은 그림책에서 태어난 괴물도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한여름을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의 제안으로 그림책 "괴물이 태어나면(션 테일러 글, 닉 샤랫 그림, 홍연미 옮김, 웅진주니어, 2006)"을 읽고 찰흙으로 저마다의 침대 밑에 둘 작은 괴물을 만들었다. 상상 속 괴물과 줄곧 친구가 되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괴물을 불러본다. 밖에 나가지 않아도 마음껏 햇빛 샤워를 하게 하는 태양 괴물. 더운 공기에 조금은 녹아내린 괴물에게도 아이스 커피 한 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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