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글쓰기



11월 글쓰기

누구나 게으를 권리가 있다.
자신의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하루를 덮고 잘 때도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한주 후에나 겨우 시작할 때에도
잠시 앓고 난 후에 일상으로 다시 돌아오는 길
연습하는 한 숟갈 밥처럼

그렇지만 부지런함이 주는 기쁨은 "생산적이다.", "효율적이다."
이런 말들론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걸
느리게 살아간다고 해서 게으른 것만은 아니고
바쁘게 살아간다고 해서 부지런한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것은 차가운 공기가 내려오는 11월
누구도 말하지 않았는데도
지구의 공식 한 해 마감일이 다가오는 그런 즈음

"어떻게 지내?"라는 말을 "무슨 일을 해?"라는 말로 왜곡하고
"잘 쉬어야지~"라는 말을 "팔자 좋구나~"라는 말로 잘못 읽는 지경이 되었을 때
그 빈틈을 채우기 위해 분투한 마음이 터져 가만히도 분주했다.

나에 대해 어떤 설명도 하고 싶지 않았던 일 년은
나를 설명하고자 안달인 자신이 되어가고
채우기보다는 비우고자 했던 일 년은
어느새 가볍고 치명적인 먼지가 쌓이듯
서로의 몸이 맞닿은 귤에 곰팡이가 번지듯 채워져 간다.

진짜 좋아하는 걸까? 정말 하고 싶은 걸까?
보다는 묵묵히 할 수 있는 일인가? 라는 질문을 하는 지금
분주하기보다 부지런하고 싶어 쓰는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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